사회사업을 오용하여 국가에 면죄부를 주지 말아주십시오.

2015. 2. 23. 19:07푸른복지/복지생각

[사회사업을 오용하여 국가에 면죄부를 주지 말아주십시오.]


1. 운동과 치료 모두 살려야 건강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치료도 합니다. 


하지만 치료 기능이 미약한 사회에서


운동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니, 

질병 치료는 놔두고,

운동 만으로 건강을 지키자고 주장하면 어떻겠습니까?


비약에 가깝습니다. 


운동과 치료에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오류는 

현황이 어떠한지 잘 모르거나,


또는 운동과 치료의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  

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완관계에 있는 것을 

대체관계로 해석하는 오류입니다. 


#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어떻습니까?


어떤 하나가 다른 것을 대체할 수 없으니,


운동은 운동대로 발전시키고, 

치료는 치료대로 발전시켜

비로소 온전히 건강을 도모하자고 할 것입니다. 


이것이 상식에 가까운 판단일 것입니다. 


#


2. 사회사업과 사회정책 모두 살려야


사회복지Social Welfare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복지Social Welfare를 이루는 방안으로 

사회사업Social work과 사회정책Social policy 등이 있습니다. 


사회사업은 공동체성을 살리는 역할이 본연이라면

사회정책은 기초(또는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역할이 본연입니다. 


각각 다른 역할로 조금씩 기여하여 

온전히 사회복지를 이루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사업으로 사회정책을 다 대신할 수도 없고, 

사회정책으로 사회사업을 다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 한국의 사회정책은 형편없이 빈약합니다.

이는 한국의 복지수준이 OECD 최하위라는 사실 만으로도

현황을 알 수 있습니다.  


#


개념과 현황이 이러한데

사회사업으로 공동체성을 살릴 수 있으니


빈약한 사회정책은 놔두고

사회사업 만으로 복지를 이루자고 주장하면 어떻겠습니까?


비약에 가깝습니다.


사회사업과 사회정책에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는 사회사업과 사회정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현황은 어떠한지 

제대로 알지 못해 범하는 오류에 가깝습니다. 


#


3. 사회사업 현황을 알고 계시는지요?


게다가 현장 사회사업 현황은 어떠합니까?

사회정책이 빈약하니, 

오히려 사회사업이 너무 큰 부담을 갖는 상황입니다. 

부담을 넘어 본연이 뒤바뀌는 현황입니다.


한국은 사회정책이 빈약합니다. 

사회정책으로 해결해야 하는 

온갖 기초생활보장(소득, 주거, 의료 등)까지 

고스란히 현장 사회사업의 부담입니다. 


사회사업 만으로 사회정책 몫까지 다 해결하려 하니, 

현장 사회사업가는 이곳저곳 자원 구하러 다니느라 

본연의 역할인 공동체성은 후순위입니다. 


어디 자원 얻을 곳 없나 눈에 불을 켜고 다닙니다.

이제는 심지어 사람도 자원이라 부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안 보이고 무슨 자원으로 보입니다. 


프로젝트 자원 공모하느라 지역사회 안 다닌지 오래고

돈 받는 대신 서류로 증명하느라 당사자 못 본지 오래입니다.


공동체성도 먼저 사람을 사람으로 만나야 도모할텐데

관계는 커녕 컴퓨터만 붙잡고 있으니 공동체성은 먼 나라 일입니다.


자원 개발이라면 본연의 공동체성마저 후순위로 놓아버리는 것이

현장 사회사업 현황입니다. 


물론 사회사업가 스스로 잘못한 측면도 있으나,


형편없이 빈약한 한국 사회정책으로 인해 

기초생활보장 부담까지 사회사업이 떠안으며

사회사업 본연이 왜곡되고 있음을 아시는지요?


사회사업가가 본연에서 멀어지니

공동체성마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아시는지요? 


다 떠나 현장 사회사업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실용의 관점으로라도 

오히려 사회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셔야 하지 않을지요?


#


저는 사회사업하는 동안 여전히 공생성을 만들자고 주장할 겁니다.

그것이 사회사업가의 본연이라고 주장할 겁니다. 


부가적으로 우리가 사회사업 잘하면 

동일한 사회정책으로도 더 높은 사회복지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할 겁니다. 


하지만 이는 사회사업가 스스로 본연을 다잡기 위한 결심이지,

사회정책을 소홀히 하자는 식으로 오용되기 위한 주장이 아닙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더 나은 사회복지를 제공하기 위함이지,

국가의 책무를 방기해도 된다는 논리로 오용되기 위함이 아닙니다. 


사회사업가 스스로 경계하기 위한 잠언을

책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에게 주는 면죄부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게다가 사회사업은 만능이 아닙니다. 

사회사업이 사회정책을 대신하지도 못하고, 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사회사업을 미화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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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없는 복지 가능하다 - 협회장 칼럼


시장경제와 화폐복지

또 다시 ‘복지’를 두고 정치권이 술렁인다. 여당 대표는 “증세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야당 대표는 “기본적 복지는 축소돼서 안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선별적 복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간 끄집어 내지 못하던 정책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증세(增稅)와 맞물린 복지 논쟁이 뜨겁다. 물론‘정직한 복지’는 증세와 복지확충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세수(稅收) 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공약대로 지출하면 정부 재정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증세 없는 복지 확충은 불가한가. 모두가 국민 호주머니 터는 세금만 두고 논할 뿐, 보완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필자는 세금을 통해 재정 투입이 앞서는 시장적 가치인‘화폐복지’만 줄기차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비시장적 가치인 ‘이웃사촌 복지’를 확대 발굴하는 일이 시급하다.


복지정책 설계부터 다시

만약, 증세를 하려면 정확한 소득파악, 공평 과세, 낭비 없는 재정, 부당한 부의 세습과 부정부패 근절 등의 조건이 확립돼야 한다. 이런 제반 조건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서민들에게 증세는 복지확대가 아닌 또 다른 고통일 뿐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복지정책 비용에 대한 추계 결과를 내놓았다. 2015년~2017년 3년간 현행 보편적 복지를 소득 하위 50%에 대한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면 31조 1430억 원을 감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복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선별적 복지 실시의 좋은 사례가 있다. 지난해 울산시가 시행한 ‘맞춤형 무상급식’이다. 울산시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만 무상급식을 제공했는데, 학교와 동사무소 간 협업으로 누가 무상급식대상자인지 아무도 알 수 없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가장 문제가 되는 비교육적 낙인효과를 막았다. 사회통합과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편적 복지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증세가 전제된 복지 확대 보다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를 생각해 볼 때이다.


비시장경제와 ‘이웃사촌복지’

한편, 시장경제의 가치가 ‘화폐복지’라면 비시장경제의 가치는 ‘이웃사촌복지’라고 말하고 싶다. 예부터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인 향약, 두레, 품앗이, 그리고 근래의 새마을운동 등은 이웃사촌 복지의 대표적인 사례다. 필자가 어린 시절 살던 마을에는 이웃 간의 인정이 오고갔다. 싸리문만 열면 들어갈 수 있었고 물론 초인종도 없었다. 이웃 어른이 잘 주무셨는지, 식사는 하셨는지 여쭙는다. 혹여 편찮으시면 자신의 집에 가서 죽을 쑤어와 간병을 한다. 이것이 바로‘비시장적 이웃사촌복지’다. 산술적으로 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비시장적 가치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09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연간 자원봉사자 활동의 금전적 가치는 7조3896억원이다. 2012년 한해 국세청에 신고된 기부총액은 11조84백억원에 이른다. 올해 무상복지예산이 27조6천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규모다.


공동체 정신의 회복

증세 없는 복지를 하는 길은 분명히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다. 기업은 사회공헌 확대를, 국민은 기부와 자원봉사를 더 많이 하고, 정치인은 재정건전성과 현장을 제대로 알고 복지정책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공동 목표는 ‘증세 타령’만 하지 말고 우리 국민들에게 내재된 비시장적 가치를 극대화하여 ‘화폐복지의 벽’을 뛰어 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증세없는 복지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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