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로 한걸음 더 나아가려면

2012. 11. 1. 08:00푸른복지/복지와 인문사회

공생의 시대 - 복지국가의 어깨를 딛고 복지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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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복지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

- 현실과 다른 ‘경제 성장이 최고의 복지’ 

- 정부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 삶과 생존을 위해 ‘복지’를 요구하는 국민 

- 복지로 한걸음 더 나아가려면

-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 복지는 동시에 경제적 투자


2. 문명이 변한다

3. 공생, 복지국가, 복지사회

4. 문명은 만들어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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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로 한걸음 더 나아가려면



세금을 늘려 복지를 


정부는 세금을 확보하고 이로써 복지에 지출합니다. 

그런데 복지 지출을 늘리려면 당연히 수입이 늘어야 합니다. 

정부는 스스로 생산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수입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세금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세금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정부 수입이 늘어나고 이를 통해 복지에 쓸 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수입이 100원인데, 이전에는 10원하던 세금을 20원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금 부담률을 높이면 복지를 위한 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복지국가라 불리는 나라를 살펴보면, 대부분 조세부담률이 높습니다. 

OECD가 작성한 ‘조세수입 통계 2011’(Revenue Statistics 2011)를 보면 

북유럽 복지국가는 덴마크(47.2%), 스웨덴(34.3%), 노르웨이(33.1%) 등입니다. 

복지국가는 세금을 높여 복지 지출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복지국가가 아니면서 우리와 유사한 체계를 갖춘 나라로는 미국(18.3%)과 일본(15.9%)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얼마일까요? 

한국은 19.3%입니다. OECD 평균이 24.8%이므로, 미국, 일본, 한국은 정부가 복지를 지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만약 정부가 복지를 확대하려면 지금보다 조세부담률을 높여야 합니다. 

세금을 더 내는 부담 없이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결국 현재 정부 예산 안에서만 복지를 늘리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국민의 삶과 생존 중 일부만 보장하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복지를 확대하여 국민의 삶과 생존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려면, 

정부는 복지에 쓸 돈을 더 확보해야 하며 결국 세금을 더 걷어야 합니다. 

누구든 세금을 더 낸다는 것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특정 계층으로만 집중되어 결국 열심히 일해도 살기 어렵고 원한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다른 대안이 오기를 목을 빼고 기다릴 것입니다. 

현재가 그런 상황이고, 그렇게 찾은 것이 복지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더 걷지 않고 복지를 크게 확대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는 현 예산 범위 내에서만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뜻입니다. 


잘 분별해야 합니다. 현재 대다수의 정치권이 복지를 늘리겠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복지를 늘려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세금을 절대 늘리지 않겠다 심지어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말로는 복지를 주장하면 국민적 분노의 소나기를 피해보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습니다. 

선거 때면 무슨 이야기를 못하나 하며 혹세무민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세금을 늘리지 않겠다 오히려 줄이겠다는 주장은 애초에 복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복지를 늘려야 하되, 세금은 크게 늘리지 않아도 할 수 있다는 말 또한 

당장의 저항이 무서워 필수 과제를 뒤로 미루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또한 국민적 저항이 두려워 솔직하게 정책을 말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거짓말은 아닐지 모르지만 스스로에게 비겁한 것입니다. 


진정으로 삶과 생존의 기본 생활을 국가로부터 보장받기를 원한다면, 

국민 스스로 세금을 더 내더라도 공동 대처하여 기본 생활을 보장받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소득 성장으로 세금 확보


앞에서는 삶과 생존을 돕는 복지를 위한 방법으로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방법을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것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국민 소득 성장입니다. 

국민 소득 성장이 큰 영향을 준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국민의 소득이 성장하면, 조세부담률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세금 수입이 늘어납니다. 

즉 국민 소득이 성장하면 세금의 총량이 늘어나고, 복지 지출도 늘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조세부담률을 높인 상태에서의 국민 소득의 성장은 복지 확대를 위한 돈을 정부가 더 확보할 수 있게 합니다. 

따라서 국민 소득이 높아지는 것이 복지 확대에 큰 영향을 줍니다. 


게다가 소득이 늘어나면 세금 부담이 높아도 조세 저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집니다. 


예를 들면, 소득 100원에서 20%인 20원을 세금으로 떼어가면 80원이 남습니다. 

즉 도식으로 보면 100원-20원=80원 입니다. 


하지만, 조세부담률을 30%로 높이더라도 소득이 200원이 되면 어떠할까요? 

30%인 60원을 세금으로 떼어가도 200원–60원=140원 즉 140원이 남습니다. 


조세부담률은 높아졌지만 소득이 높아지면서 내 손에 남는 금액이 80원에서 140원으로 높아집니다. 

따라서 소득이 증가하는 동안에는 조세부담률을 상대적으로 쉽게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북유럽 복지국가라 불리는 나라의 높은 조세부담률을 말씀 드렸는데, 

이들 국가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받기 위해 세금을 더 내더라도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 공감대 외에 유리한 측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복지를 확대하던 때가 바로 국민 소득이 증가하던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조세부담률을 높이는데 심리적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했고 세금을 증가시켜 복지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였습니다. 

이로써 복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조세부담률을 높이고 세수를 확보하여 복지국가를 만드는데, 국민 소득 증가 또한 매우 큰 역할을 수행함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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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2년 상반기 출판을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만 출판하지 않고 인터넷에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