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2012. 10. 25. 08:00푸른복지/복지와 인문사회

공생의 시대 - 복지국가의 어깨를 딛고 복지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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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복지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

- 현실과 다른 ‘경제 성장이 최고의 복지’ 

- 정부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 삶과 생존을 위해 ‘복지’를 요구하는 국민 

- 복지로 한걸음 더 나아가려면

-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 복지는 동시에 경제적 투자


2. 문명이 변한다

3. 공생, 복지국가, 복지사회

4. 문명은 만들어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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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정부는 주로 돈을 씁니다.


여러분은 돈을 어떻게 버시나요?

 열심히 땀 흘려 무엇인가를 생산해서 돈을 벌어들입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무엇을 하시나요? 

먹고 살기 위해 돈을 쓰고,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돈을 쓰고, 무엇을 배우기 위해 돈을 쓰고, 충동적으로 지름신이 강림하여 돈을 씁니다. 어쨌든 돈을 씁니다. 결국 우리는 힘 써 돈을 벌고(힘 안 들이고 돈 버는 사람도 있지만), 이 돈을 필요에 따라 씁니다. 


정부는 어떠할까요? 

정부도 무엇인가를 생산해서 돈을 벌까요? 정부는 생산을 하지도, 돈을 벌지도 않습니다. 

그럼 그 많은 돈을 어떻게 확보할까요? 주로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확보합니다. 

실제 정부 수입의 대부분이 세금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거둬들입니다. 

생산하지 않는 정부가 이렇게 거둬들인 돈으로 이곳 저곳에 돈을 씁니다. 

우리는 세금을 내고, 정부는 돈을 씁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 돈을 어디에 써야 할까요?



어디에 돈을 쓰면 좋을까요?


정부는 어디에 돈을 써야 할까요? 

이 질문은 정부란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입니다.

정부는 왜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정부는 이곳 저곳에 돈을 씁니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건물을 사면, 건설업계에 돈을 쓰는 셈입니다. 결국 건설업계에 돈이 풍족해집니다. 

정부가 교육에 돈을 쓰면, 직접적으로 교육계에 돈이 풍족해집니다. 

정부가 과학에 돈을 쓰면 과학계에, 농업에 돈을 쓰면 농업계에 돈이 풍족해집니다. 

정부가 어느 분야든 돈을 쓰면, 그 돈은 직접적으로 해당 분야에 쓰여집니다. 그만큼 해당 분야에 돈이 풍족해집니다.


어느 분야든 정부는 큰 손에 해당합니다. 

정부만큼 큰 소비자요 투자자는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느 분야든 정부의 큰 주머니를 자신에게 가져오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달라는 곳에 다 줄 수 없습니다. 대다수가 정부 돈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결정해야 합니다. 어디에 돈을 써야 하는지 결정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왜 있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이제 핵심을 질문할 차례입니다. 

정부는 무엇을 우선시 하고 어디에 돈을 써야 할까요? 

이 때부터 우리를 머리 아프게 만드는 온갖 단어가 등장합니다. 작은 정부, 큰 정부, 신자유주의, 개입주의 등등……. 

이렇게 개념도 어려운 단어가 우리의 판단을 어렵게 합니다. 

‘에이 모르겠다 똑똑한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하며 물러서게 만듭니다. 스스로 판단하기를 포기하게 합니다. 

그렇게 판단은 미루어두되 세금만 내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어려운 단어 모두 제외하고 생각해 보십시오. 

세금이라는 돈을 내는데 왜 우리가 물러나 있어야 합니까? 

에이 나는 세금 안 낸다구요? 무슨 소리입니까? 

우리가 사는 상품에는 부가가치세가 있습니다. 다 세금입니다. 전국민이 세금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금을 내는데 우리의 의견을 잘 반영이 안됩니다. 


게다가 왜 우리가 어려운 단어를 공부까지 해서 요구해야 합니까? 

어려운 단어는 그 분들이나 사용하라 하십시오. 

우리는 단지 원하는 바를 정부에 요구할 권리가 있는 것이고, 정부는 이 뜻을 받아 일해야 합니다. 

우리의 뜻을 잘 실천하기 위해 어려운 단어를 찾든, 논리를 만들든 그런 것은 그들의 몫이지 우리가 해야 할 몫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어려운 단어 다 제외하고 생각해 보십시오.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무엇이든 존재 이유가 없으면 버림받습니다.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다른 모든 것이 존재하더라도 특히 정부 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입니까? 

정부가 더 잘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정부에 절실하게 요구하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유경쟁시장이, 대기업이, 거대 자본이 할 수 없는 것 또는 하기 어려운 것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부가 있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으며, 

우리가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시장과 대기업, 자본이 할 수 없는 것


많은 이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삶과 생존을 도와달라 요구합니다. 

이를 위해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것, 사회 약자라도 더불어 사는 것 등을 요구합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정부라면 시장과 대기업, 자본이 할 수 없는 것 또는 하기 어려운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역할을 정부가 나서서 실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네 SSM이 들어서 가게 다 망하니 SSM을 규제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어렵게 하니 규제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인권이 침해되었으니 내 인권을 지켜달라고 요청합니다.

사회 약자도 더불어 살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러한 요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갑자기 이념에 민감해진 것일까요? 아닙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이념이 아닙니다. 

저는 이러한 요구를 삶과 생존의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정부에 요청하는 것이라 판단합니다. 


고전에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소박하다. 살아가는데 원한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다들 상상 속에서는 억만장자가 되고 싶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실제 삶 속에서 바라는 것은 소박합니다. 

가족과 이웃과 직장에서 원한 없이 사는 정도여도 좋겠다 바랄 뿐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들의 소박한 꿈마저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시장, 대기업, 자본의 힘이 너무 강해지면서 사람들이 원한 없이 사는 것조차 어려워 졌습니다. 

시장, 대기업, 자본이 대부분의 부를 가져가 버려 먹고 살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삶과 생존의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제발 정부가 나서달라 하소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름 열심히 일하며 사는데도 원한이 생길 만큼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은 이렇게 절박한 가운데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것이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다, 이념에 맞지 않는다며 배부른 소리 하고 있습니다. 

관념과 이념 속에서 허우적대며 정작 근본인 국민의 삶과 생존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관념에서 벗어나 본질을


사람들이 드릴을 구입하는 것은 드릴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구멍이 필요해서 입니다. 

그런데 구멍을 뚫는 방법은 드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드릴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가게 주인은 마치 사람들이 드릴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가게 주인은 어느 순간부터는 드릴만이 옳다, 드릴만이 정답이다 이야기합니다. 

드릴에 맞는 구멍만 올바른 구멍이라 이야기합니다. 드릴에 맞지 않는 구멍은 불법이라 규정합니다. 

아마 이런 가게 주인이 있다면 이는 어리석은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오류를 정부도 정치권도 똑같이 범합니다. 

정부는 자신의 이념이 선택 받았다는 이유로 국민이 자신의 이념을 좋아해주고 심지어 옳다 여기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래서 이념에 빠져버리고, 이념에 따라 판단하여 국민과 멀어져 버립니다. 


도리어 정부의 이념이 옳은 것이니 본질을 이야기하는 국민을 윽박지르면서 따라오라고 강요합니다. 

국민으로부터 미움 받으려 애쓰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차분히 살펴보고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왜 특정 이념을 선택할까요?  


국민이 특정 정치 이념을 선택하는 것은 그 당시 살아가는데 원한이 없게 만들어 줄 것 같아 골랐을 뿐입니다. 

그 당시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서지, 그 이념이 영원히 옳고 좋아서가 아닙니다. 

국민에게 이념이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일 뿐입니다. 


필요에 따라 도구를 선택하지 도구가 좋아 껴안고 아끼는 것이 아닙니다. 

이념을 절대시하지도 않으며 이념을 깊게 이해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이념에 무관심한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생각이 없다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념이 중요하다 해도 삶보다 중요할 수 없습니다. 

삶을 위해 이념도 있는 것이지, 이념을 위해 삶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지도 관념에서 벗어나 본질을


국민의 삶과 생존에 눈 감고 허울뿐인 경제 성장에 빠져있던 정치권이 최근 들어 비로소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다시 사람들로부터 선택 받겠다며 ‘삶과 생존’과 직결된 ‘복지’를 들고 나왔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하겠다며 여기저기에서 복지를 이야기하고, 복지는 어떠해야 하네 하며 이런 복지, 저런 복지 주장합니다. 

또다시 복잡하고 알쏭달쏭 애매한 단어로 포장하여 이념 논쟁과 비슷한 형태로 흘러갑니다. 

자칫 잘못하면 어려운 단어에 압도되어 또 다시 우리는 뒷전으로 물러날까 두렵습니다. 


우리는 어떠해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떠올리며, 이를 잘 달성해 줄 복지를 요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복지도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습니다. 

용어가 어렵다고 두려워 물러서면 안됩니다. 

국민 수준에서 간단하게 복지를 이해하면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복지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럴 권리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살을 붙이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지 우리가 할 일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복지를 큰 그림으로 이해하고 방향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 장부터 제가 이해하는 복지를 나름대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복지의 큰 그림을 보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정부가 어디에 돈을 써야 하는지, 어떤 복지를 만들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요구하며 행동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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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2년 상반기 출판을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만 출판하지 않고 인터넷에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