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1. 15:32ㆍ푸른복지/복지와 경제
사회 : 이 코너를 처음 진행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려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양원석 : 일단 단순하게 하나라도 배우자! 이런 지표를 가지고 코너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작년부터 경제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도 그중의 한 명이구요.
그런데 경제 공부하려고 책을 펼쳐보면 도대체 복잡해서 뭔 소리인지 못 알아들을 때가 많습니다.
이익의 현재 가치가 어떻고 수익률곡선은 어떻고... 게다가 수식도 막 나오니까.... 질리는 거죠.
이렇게 많을 것을 알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결국 책 앞부분만 새까맣게 손때 묻힌 상태에서 그냥 처박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마음속으로 ‘아~ 역시 책이란 꽂아두는데 의의가 있어.’ 하면서 이제는 경제 전문가의 이야기나 글을 읽어보자 하고 여기저기 찾아봅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어보면 이는 여기에 영향을 주고, 저것은 여기에 영향을 주니, 저것은 저렇게 되고 이것은 요렇게 되니 기타 등등...
그러니까 결론은 경제 각 요소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지금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그러니 여러분은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경제 요소를 면밀하고 세심하게 관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녕히 계시라.. 뭐 이렇게 정리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듣다보면 결국 공부해야 하는 경제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여기까지 오고 나면 경제 공부하겠다고 달려든 사람의 결론은 대략 다음과 같아집니다.
‘아... 나는 경제 쪽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에이 경제 공부한답시고 시간 보내지 말고 그냥 경제는 그런가보다 해야겠다.’
아니면 ‘경제 잘 아는 사람에게 나중에 물어보지 뭐... ’하면서 경제 자체를 포기해 버립니다.
사회 : 그렇다고 경제를 포기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닐텐데요.
일단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면 그 여파를 고스란히 다 받을텐데요.
그렇지요. 이렇게 되면 정말 답답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나는 경제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있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으니 한 마디로 답답해 미칠 지경이 되는 것이지요.
도대체 서브 프라임이 뭔데 내가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은 답답함이 많은 것이지요.
결국 안 하자니 영향이 크고, 그렇다고 경제 공부 하자니 복잡해서 도저히 엄두가 안나고...
결국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영어처럼요.
그런데 실제 경제라는 것이 원래 복잡합니다.
특히 세계화되고 네트워크 사회가 된 지금 경제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분들이 그 많은 요소들을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일부러 어렵게 만드는게 아니라 원래 어려운 겁니다.
하지만 경제의 복잡성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경제 공부를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사회 : 그러면 일반인은 경제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보세요?
제가 단순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복잡한 경제의 모든 요소를 다 알려고 노력하면 분명 포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방법을 바꾸는 겁니다.
경제 요소 중 하나라도 그것도 대충이라도 알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경제 요소 중 하나인 돈! 바로 그 돈을 중심으로 앞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래야 하나라도 남는 것이 있고, 얻는 것이 있으니까요.
즉 하나도 모르고 경제 변동의 충격을 온전히 받는 것보다는,
돈 이라는 경제 요소 하나만이라도 알면 최소한 경제 변동의 충격은 그만큼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니까요.
그러니 이 코너를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은 그냥 경제에는 중요한 요소가 많은데,
그 중에 돈 하나만이라도 대충 알자는 코너로 편하게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돈을 통해 경제를 살펴보겠지만, 전체 경제에서 돈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당연히 경제 현상이 잘 설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때는 아.. 돈보다 다른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때인가 보다...
그러니 그 때는 'Live 경제 투데이‘ 들으면서 다른 요소도 얼른 공부해야지.. 하는 식으로 편하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사회 : 그러면 이제 오늘 첫 번째 주제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이야기해 볼까요?
먼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통념을 살펴보면,
보통 사람들은 자산, 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비싸지면 인플레이션이라 합니다.
반대로 자산, 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디플레이션이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시대입니다.
또 생산성이 매우 높아진 사회이기 때문에 어느 시대 보다 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물건이 없어서 못 사는 시대가 아니라, 물건이 많아서 다 못 파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마케팅의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무엇이 많아지고 흔해지면 가치가 떨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풍년이 오면 농산물이 흔해지니 가격이 떨어진다고 들었지요.
또 컴퓨터가 대량 생산되니까 컴퓨터 가격은 매우 싸졌지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 자산은 그렇게 많아졌는데, 왜 가격은 오히려 올라갔을까요?
자..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음... 사회자님께서는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하세요, 못 생겼다고 생각하세요?
사회자 : 답변
잘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제가 진짜 잘생겼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사회자님의 눈이 낮으신 것일지도 모르지요.
반대로 못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제가 진짜 못생겼을지도 모르지만, 눈이 높으신 것일지도 모르지요. 즉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상대적 관점을 경제에 적용해 볼까요? 우리는 그동안 자산 가격이 오른다 내린다라고 통념적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 올랐다 한 것은 아닌가로 보자는 것입니다.
즉 누군가 돈을 많이 찍어내서 돈을 많이 만들어내면 돈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돈이 흔해지니까 돈의 가치는 당연히 낮아집니다.
그렇다면 돈의 가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무엇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일까요?
돈으로 거래되고 표시되는 물가가 올랐다고 볼 수 있겠지요.
즉 돈이 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흔히 인플레이션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누군가 돈을 마구 태워버려서 돈이 줄어들어버리면 돈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돈이 귀해지니 돈의 가치는 당연히 올라갑니다.
돈의 가치가 올라갔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무엇의 가치가 낮아졌다는 것일까요?
물가가 내려갔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돈이 시중에서 자꾸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물가가 내리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해볼까요? 인플레이션이란 돈이 많아져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이란 돈이 적어져서 돈이 귀해지는 것입니다. 즉 돈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작년 돈이 한참 귀했을 때에는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중 어떤 단어를 많이 들으셨나요?
사회자 : 디플레이션
예. 디플레이션이었습니다. 즉 돈이 귀했던 시절이지요.
돈이 귀해지니까 자산 가격은 어떻게 되었지요? 예 떨어졌지요.
그런데 올해 여름 지나면서는 어떤 단어를 많이 듣고 계시나요?
사회자 : 인플레이션
예 인플레이션 우려입니다. 즉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마구 쏟아내고, 사람들은 돈이 많이 풀렸다고 생각하니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 것이지요.
대신 돈이 흔해지니까 자산 가격은 다시 어떻게 되었지요? 예. 유동성으로 올랐다고 이야기하지요.
결국 디플레이션이나 인플레이션이나 돈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보다 쉽게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사회 : 그럼 여기에서의 전제는 돈의 양이 줄었다 늘었다 한다는 점일텐데요. 돈의 양이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만약 지금 만 원짜리 지폐를 가지고 한국은행에 가서 ‘가치 있는 것으로 교환해주세요.’하면 한국은행은 무엇으로 바꿔줄까요?
아마 천 원짜리, 오천 원짜리로 바꿔줄 뿐 가치 있는 것으로 바꿔주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1달러를 가지고 중앙은행에 찾아가면 무엇으로 바꿔주었을까요?
바로 금으로 바꾸어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금이 있는 만큼 돈을 찍어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돈이라는 것이 가치 있는 실물과 연동되어 움직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사람이 아무리 돈을 찍어서 늘리고 싶어도 금의 양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의 영향력이 별로 개입할 여지가 적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은 금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그냥 돈을 무한정 찍어내도 되는 시스템입니다.
즉 실물가치와의 연관성을 끊어버린 것이지요. 미국도 마찬가지,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각 국은 돈이 필요하면 정말 말 그대로 인쇄기로 찍어내도 되는 시스템이 지금의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에 문의해보시면 이론적으로 통화가 필요할 경우 무제한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돈의 양 이를 흔히 통화량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전적으로 사람의 영향력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예전에는 금이 있는 만큼 찍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마구 찍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니까요.
결국 사람이 돈의 양을 좌우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돈이라는 것이 그냥 찍어내도 되는 존재가 된 것. 이것이 돈의 양이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근본 이유입니다.
사회 : 돈이 사람의 영향력 안에 있다는 이야기는 돈 찍는 사람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이를 이용해서 많은 돈을 벌수도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한 가지 상상해 볼까요? 아폴로라고 아세요? 예전 학교 다닐 때 문방구에서 사 먹던 빨대 안에 담겨있는 식품...
그게 제 기억으로는 1개당 1원이었습니다. 그래서 100원이면 100개를 받았지요.
그런데 어느 날 한국은행이 돈을 마구 찍어낸다는 정보를 제가 알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돈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 뻔하니, 저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아폴로 1000개를 미리 사 놓습니다.
그리고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내기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이후 실제로 한국은행이 돈을 마구 찍어내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아폴로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맛도 포장도 하나 변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겠지요.
이전에는 100개가 100원이었는데, 이제는 200원이 되었습니다. 2배로 뛰었습니다.
그러면 제가 미리 사놓은 1000개의 가격은 이제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바뀌었지요.
앗싸! 저는 룰루랄라 하면서 아폴로를 팔아 1000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무 노동도 하지 않고 그냥 화폐에서 물건으로, 물건에서 화폐로 자리만 바꾸었는데
화폐 가치의 변동 정보를 이용해서 수익을 얻게 되었습니다. 단지, 돈의 양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정보만으로요.
제가 여기에서는 아폴로의 예를 들었지만, 아폴로 대신에 넣을 수 있는 것들이 지금 너무나 많습니다.
자산, 상품 등등 많이 있지요.
사회 : 그렇다면 우리는 돈의 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돈의 양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알기만 해도 경제 흐름의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될테니까요.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은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시절에서
어느 덧 자산투자라는 것에 더 익숙해져버렸습니다.
돈의 양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산 가격 또한 변동성이 커졌고,
여기에서 대박을 쳤다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다들 노동보다는 자산 변동에 올라타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지요.
사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쨌든 이러한 현상 또한 돈이 실물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나온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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