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쓰라리면
2021. 10. 14. 16:11ㆍ살며 생각하며
상처가 있으면 빨리 묻어버리고
깨끗한 미래로 가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미래를 구상하는 건 이성적 판단이 중요한데,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는 감정이 계속 일어나
이성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쓰라린 감정은 회의감, 냉담을 만들어
이성을 움직이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다.
그러면 아픈 상처를 애써 참으며,
그래도 해보자고 제안하는 동료에게
마음에도 없는 상처를 주게 된다.
이처럼 상처가 아물지 않은 사람들이 모이면
마음과 다르게 쉽게 상처를 주고 또 받는데,
이는 여전히 상처가 쓰라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쓰라린 상처를 노출한 채로는
앞으로 나가기 힘들 뿐 아니라
애써 앞으로 나아가도 사실 멀리 못간다.
먼저 서로에게 어떤 쓰라린 상처가 있는지
알고 있더라도 서로 찾아봐주고,
괜찮냐고 걱정해 주고
쓰라린 상처를 덮어줄 깨끗하고 따뜻한 붕대를 덧대어
서로 위로하며 조금이라도 쓰라리지 않게 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상처가 조금이라 가라앉아야
서로 만졌을 때 좀 무뎌져야
비로소 손을 잡고, 어깨를 맞대며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된다.
그러니.. 동료가 함께 오랜 기간 상처를 겪었다면
너무 급하게 자신을 채찍질하며
상처따위 이겨내야 한다고 몰아세우지 않아도 된다.
아직 쓰라리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천천히 가도, 조금 나중에 가도 된다.
오히려 이게 상처를 덧나지 않게 하고
오히려 결국엔 더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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