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 08:00ㆍ모음집/복지와 시스템
시스템 사고에서는
몇 개의 시스템 사고의 전형(원형)을 만들어서 소개합니다.
피터센게는 제5경영이라는 책을 통해
시스템 사고를 경영에 적용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열 가지 원형을 소개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시스템 사고를 대중화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앞으로 몇 개 글을 통해
사회사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원형과 내용을 살피고자 합니다.1
오늘은 첫 번째 원형으로
'시간지연이 있는 적응 과정'을 설명합니다.
#
우리는 어떠한 오류를 발견하면 이를 수정하려고 행동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행동에 따른 반응을 즉시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행동에 따른 반응이 시간지연을 두고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시간지연을 가지는 체계에서
행위자가 시간지연을 고려하지 못한채 행동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생하여 결국 행동을 포기하게 만들 것입니다.
아래는 시간지연을 가지는 과정을 도식화한 그림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샤워하기 적당한 물의 온도를 찾는 경우입니다.
여기에는 시간지연이 있습니다.
물의 온도를 조절하면 천천히 온도가 변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시간지연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온도 조절 손잡이를 옮긴 후 몇 초간 기다리며 수온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만약 시간지연을 고려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수온이 낮으면 즉시 뜨거운 쪽으로 온도 조절 손잡이를 돌립니다.
뜨겁게 설정해도 여전히 차가우므로 과도하게 돌립니다.
마침내 수온이 올라갑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온이 적정선을 넘어 너무 뜨겁습니다.
수온이 너무 뜨거우므로 즉시 차가운 쪽으로 손잡이를 돌립니다.
여전히 차가우므로 더욱 과도하게 손잡이를 돌립니다.
마침내 수온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온이 적정온도를 넘어 너무 차갑습니다.
결국 시간지연을 이해하지 못하면
과도하게 온도 조절을 시도하기 때문에
적정온도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
그렇다면 사회사업에서 시간지연이 있는 적응 과정은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당사자와 환경이 상호적응하여 공생하도록 돕는 과정은 시간지연이 있는 과정입니다.
당사자가 환경에 적응하고, 환경이 당사자에 적응하는 과정은 즉시 일어나는 과정이 아닙니다.
상호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간지연을 거쳐 서로 맞추어가는 과정입니다.
사회사업가가 당사자와 주변 사람과의 관계 주선을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면 당사자끼리 어색해지고 불편해 합니다.
당사자가 사회사업가에게 불편하니 그만 노력하면 좋겠다며 호소합니다.
사회사업가는 불편하다는 말을 듣고 관계 주선 노력을 포기합니다.
이것이 즉시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반면 당사자와 주변 사람은 서로 불편하고 어색한 관계를 해소하고자
서로 적응하려 노력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더 친밀해지든, 현재 상태를 유지하든, 더 가끔 보는 관계가 되든
어떠한 수준으로든 편한 관계로 수렴합니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바로 편한 관계가 되지는 않습니다.
시간지연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당사자끼리 불편함이 줄어듭니다.
주목할 점은 두 번째 과정은 첫 번째 과정에 비하여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때로는 사회사업가가 관여한 후 오랜 시간 후에 나타나는 모습일 수 있습니다.
만약 위의 도식에서 사회사업가가 즉각적인 반응 즉 왼쪽 되먹임 고리에만 주목한다면 어떠할까요?
서로 돕고 나누는 관계가 되도록 주선하려는 노력은 결코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사회사업가는 이를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회사업가는 오른 쪽 되먹임 고리도 주목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지만 주선을 노력하면, 서로 적응하여 편한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2
물론 모든 관계가 사회사업가 목표로 한 돕고 나누는 관계까지 도달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일부는 사회사업가가 목표로 한 관계까지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
사회사업은 생태체계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다룹니다.
관계를 맺고, 이를 기반으로 공생하도록 돕습니다.
이는 시간지연이 있는 과정입니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시간지연의 절대치가 다를 수는 있으나,
모두 시간지연이 있는 과정입니다.
때로는 이렇게, 때로는 저렇게 해보면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돕고 나누는 과정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마음 급하게 만남을 주선했다가 부담이 커지기도 하고,
마음의 거리를 두었다가도 너무 멀어진 것은 아닌가 싶어 다시 거리를 좁히기도 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쳐 점차 서로 편한 관계로 안정적으로 자리잡습니다.
이처럼 상호적응에 따른 공생성은 시간지연이 있는 경우인데,
한두 번 관여한 후 서로 불편하다는 이유로 포기하거나,
마음의 준비를 넘어서서 과도하게 주선한다면
결국 상호적응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사업이 성과를 보려면,
시간지연을 가진 체계의 특성에 주목하여
관계의 성숙도에 따라 인내심을 가지고 당사자를 존중하며 관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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