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3 :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2013. 10. 22. 08:00모음집/복지와 시스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이 그러했습니다. 

소련에 미국에 비하여 우위를 점하면,

미국은 군사비를 증액하여 우위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위기를 느낀 소련은 군사비를 증액하여 다시 우위를 점합니다. 


이로써 미국과 소련은 지구를 수십 번 파괴하고도 남을 

엄청난 양의 핵무기를 확보합니다. 


결국 안전하려는 선택이 

오히려 서로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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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예는 사회복지계에도 동일합니다. 

사회복지기관의 경쟁 평가가 그러합니다. 



초기 경쟁 평가는 

사회복지기관이 발전하는데 유익했습니다. 


하지만 기관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내용을 발전시키는 본래 목표에서 벗어났습니다. 


내용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목표가 변질되었습니다. 


경쟁은 분명 유익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어느 수준을 넘어 심화되고 격화되면 

전체로는 오히려 부작용을 증폭시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쟁을 되먹임 구조로 살펴보면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유사한 

양의 되먹임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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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기관은 욕구를 기반으로 사업을 구상합니다.




사회사업은 자원이 있으면 욕구를 찾아 충족합니다. 

하지만 욕구는 기준선이 없습니다. 

욕구는 자극 받을수록 지속적으로 커지는 속성을 가집니다. 

자원으로 욕구는 충족하지만, 이내 욕구는 커집니다. 



욕구가 커지면 기관은 욕구에 대응할 자원이 부족하다 여깁니다. 

이는 느낌이 아닙니다. 

실제로 욕구에 비하여 자원이 부족해집니다. 




욕구에 비하여 자원이 부족하니  

기관은 지자체에 예산이 부족하다 호소합니다. 




지자체는 기관에 예산을 제공합니다. 

욕구에 비하여 자원 부족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복지기관은 예산을 지원받으면 한동안 자원 여유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자원을 가진 복지기관은 다시 욕구를 찾아나섭니다.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사회사업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존 욕구 및 새롭게 발견한 욕구는 이전보다 더 큰 욕구로 발전합니다. 


욕구가 더 커지면 

복지기관은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자원 부족을 경험합니다. 

다시 예산 요청을 호소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모든 과정이 양의 되먹임 특성을 가집니다. 

모든 고리가 +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이 과정은 끝없이 순환합니다. 



예산을 증액해도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자원 부족에 따른 예산 요청이 여러 차례 반복되니, 

예산을 기획하는 쪽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붇기로 여깁니다. 


복지 예산을 증액한다 해도

얼마 가지 않아 또 부족하다 이야기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늘어갑니다. 

복지 예산 증액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됩니다. 


복지기관 또한 예산을 지원 받는다 하더라도

이내 자원은 곧 부족해질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으므로 

예산과 자원 확보에 전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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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욕구와 자원의 무한 경쟁입니다. 

어느 한 쪽이 우위에 설 수 있으나 일시적일 뿐입니다. 

결국 욕구는 자원 확보를 자극하고, 

자원 확보는 욕구를 자극하여 끝없이 순환합니다. 


이 순환이 이어질수록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쪽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당사자 입장에서도 더 많은 욕구를 충족하려는 행동이 합리적이며, 

기관 입장에서도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려는 행동이 합리적이라는 점입니다. 


당사자나 기관 모두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지만 

전체 구조를 살펴보면 결코 지속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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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은 욕구를 기반으로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개념을 가집니다. 

물론 작게 보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비합리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제한 없는 욕구란 

욕심, 탐욕과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우리가 채우려는 욕구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그 경계를 넘어선 것인지 살펴야 합니다. 


마하트마 간디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로운 곳이지만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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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조) 제5경영, 피터센게, 세종서적 [본문으로]
  2. 참고) 시스템 사고, 김동환, 선학사 [본문으로]
  3. 참조) 시스템 다이내믹스, 김도훈 문태훈 김동환, 대영문화사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