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7. 22:40ㆍ푸른복지/복지와 경영
더불어 사는 세상과 모금기관
모금 기관의 기본 가치와 책무
많은 기관이 모금을 진행하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자' 외칩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을 자원(돈) 창고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구호는 '세상'에 관심 두는 듯하나, 실상은 '자원'에 두는 듯합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은 사람들이 만듭니다.
사람들이 참여함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따라서 모금 기관이라면 사람을 귀히 대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도록 도와야 합니다.
참여자가 자긍심을 가지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로써 더불어 사는 세상 그 자체를 도모해야 합니다.
이는 모금 기관이 가진 기본적인 가치요, 책무입니다.
모금 기관의 관심
만약 모금 기관이 사람들을 자원 창고로 대하면 어떻게 될까요?
의도치 않지만 자원을 얻어올 때와 얻고 난 후의 집중도가 달라집니다.
자원을 얻어올 때는 더 큰 목표인 '세상'을 강조하여 공감을 얻습니다.
하지만 일단 자원을 얻고 난 후에는 ‘자원’이라는 목표가 달성되었으므로
아무래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듭니다.
결국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고,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는지를
알리는 데 소홀해집니다.
심한 경우에는 공지 했으니 의무 다했다는 식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모금 기관이 더불어 사는 '세상'보다는
'자원'에 초점을 두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입니다.
반면 모금 기관이 세상을 도모하겠다는 가치가 확실히 하면 어떤 행태를 보일까요?
모금 기관은 참여자를 귀히 여깁니다.
참여자가 자긍심을 가지고 더 적극 활동하도록 돕는 데 소홀하지 않습니다.
참여자를 돕는 것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주체는 시민과 참여자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참여자도 귀히 여깁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결국 세상을 도모할 때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금기관이 세상을 중히 여기는지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미루어 볼 수 있습니다.
자원에만 관심 둔다면
그런데 최근 모금 기관의 행태를 보면
'세상'에는 관심이 덜하고
자원 확보에만 초점을 두는 듯합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도록 돕기보다
자원을 얻어 모금 기관의 규모와 역량 강화에 더 관심 두는 듯합니다.
이처럼 모금 기관이 사회를 자원 창고처럼 대하면,
참여자는 점차 참여 의지를 잃어버립니다.
선한 의도로 동참하나 자원으로 하대 받으니 사람들은 점차 모금을 회의적으로 여깁니다.
이로써 결국 더불어 사는 세상은 오히려 멀어집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원 창고처럼 대하는 것에 염증을 느낀 시민이
직접 모금의 주체로 나서기도 합니다.
물론 모금이 생각보다 쉬운 것이 아닙니다. 신중해야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직접 나서는 배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모금기관이 사람들을 자원 창고로 하대한 탓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모금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치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모금 기관의 가치가 ‘세상’에서 멀어질수록 그 부작용이 적지 않습니다.
이제는 모금 기관의 가치를 바르게 세웠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특히 세상을 도모하는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할 때입니다.
이 가치를 바로 세울 때 더불어 사는 세상도 가까워질 것이요,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될수록 기관의 성장 또한 가까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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