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11. 21:00ㆍ살며 생각하며
문창극 총리 후보님.
복지, 기대서 살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된다 하셨습니다.
의지하거나 기대지 말고,
독립적으로 살아야 한다 하셨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자립하면
국가는 문제가 없다 하셨습니다.
게다가 그것은 인간 삶의 문제라 하셨습니다.
#
문창극님의 주장대로라면,
다음과 같은 비약도 가능합니다.
대통령에 기대서 총리 임명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어찌 독립한 선비가 구차하게 임명을 받아 의존하려 하십니까?
대통령에게서 독립하십시오.
정부 조직에 기대서 총리 일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정부 조직에서 독립하여 혼자 총리 일 하십시오.
세금에 기대서 총리 월급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마땅히 총리 월급은 자립하여 스스로 벌어야 합니다.
국군과 경찰에 기대서 보호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국군과 경찰에게서 자립 독립해야 합니다.
협력에 기대서 의료보험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의료보험에서 독립하십시오.
언론에 기대서 의견 표명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언론에게서 독립해 직접 한 명 한 명 찾아가 말씀하십시오.
농사 짓지 않으면서 식사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당장 자기 먹을 바는 직접 농사지어 독립, 자립하십시오.
수도에서 물 받아먹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당장 마당에 나가 우물 파서 독립, 자립하십시오.
지금 우리 사회가 이토록 혼란스러운 것은
이처럼 각자 자기 집 마당에서
농사 짓고 우물 퍼서 독립하고 자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등등등....
#
자립, 독립 참 좋은 말입니다.
마땅히 추구하고 지켜야 할 바입니다.
저 또한 생명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바입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잘못 적용하셨습니다.
자립, 독립은 주로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해 각자 자신에게 적용하는 말이지,
타인에게 자립하시오 라고 종용하기 위한 말이 아닙니다.
좋은 말도 용도를 모르고 함부로 남에게 적용한다면,
말만 그럴 듯 할 뿐,
실상은 독이 됩니다.
제가 작성한 풍자와 비약 글이 무리하다 느끼신다면,
문창극님의 주장 또한 무리합니다.
#
현대사회는 세계가 복잡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사회입니다.
자립하면서 동시에 서로 더 긴밀히 의존하지 않으면
한 발도 나가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각자 자립하면 전체는 문제가 없다니요?
각자 노력해도 시스템 전체에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현대 네트워크 사회의 특징입니다.
후보님의 세계관은 근대사회, 고대사회에나 적합했던 세계관입니다.
현대는 협력의 시대, 융합의 시대, 통섭의 시대입니다.
'홀로 자립'이 아닙니다.
'협력 속 자립'의 시대입니다.
북한을 보십시오.
세계와 단절되어도 그토록 자립만 추구하더니
인간 삶의 문제가 나아졌습니까?
오히려 인간 삶은 더 피폐해지지 않았습니까?
이토록 복잡한 네트워크 시대에
'협력 속의 자립'이 아닌,
각자 홀로 자립이라니요?
부분이 잘하면 전체는 저절로 좋아진다니요?
단언컨대 시대 착오적이십니다.
#
게다가
복지는 기대어 사는 것입니까?
왕의 은총에 백성이 빌어먹는 것입니까?
국가 재정은
대통령과 관료의 것입니까?
아니면 국민의 것입니까?
국민이 국가이지,
국가 재정 따로있고 국민 재정 따로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 재정은 국민의 세금이며
이렇게 모인 재정을 어디에 쓰면 좋을지
그 중 복지를 얼마나 늘릴지 여부 또한
마땅히 세금 낸 주권자 국민의 정책 결정 권한입니다.
당신께서 주시는 것은 더욱 아니며
왕조의 재산을 빌어먹는 국민에게 주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왕조 시대로 착각하신듯 합니다.
이토록 민주주의 복지시대에
구닥다리 왕조시대 시혜 관점이라니요.
단언컨대 시대착오적이십니다.
#
네트워크 시대에
아직도 구닥다리 각자 홀로 자립이라며 여전히 근대, 고대사회에 사는 분,
민주주의 복지시대에
구닥다리 왕의 은총과 시혜인 듯 여전히 왕조사회에 사는 분.
이런 분이 총리 후보라니....
문창극 후보의 총리 인준을 반대합니다.
사회복지사 양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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