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8. 09:00ㆍ모음집/복지포지셔닝
지역주민의 인식에 들어가는 방법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유인하되 적에게 유인되지 않는 것이다.
손자병법 허실편
정보시대의 정보처리
앞으로 복지는 지역주민이라는 새로운 기준에 의해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역주민이 어떻게 어떤 과정을 통해 평가를 내릴 것인지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대응방식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지역주민은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요?
지금은 정보시대입니다.
정보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우리에게 쏟아지는 정보의 양은 실로 엄청납니다.
말 그대로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게 되자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한 없이 획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상품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집, 자동차를 장만할 때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껌을 살 때에도
그 껌이 가진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여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정보화 시대 진입 초기의 미래학자들은
정보시대 사람들이 ‘체계적 정보처리’Systematic Processing를 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각 상품의 속성별로 정보가 풍부하므로 각 속성별 점수의 합이 가장 높은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라 본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정보시대가 되자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정보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정보처리 용량을 초과하는 정보의 양이 주어진 것입니다.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정보처리 능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결국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자
사람들은 체계적 정보처리를 포기하고 ‘단서중심적 정보처리’Heuristic Processing를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가지를 보고 나머지는 보지도 않고 일반화시켜 판단해 버리는 정보처리를 선택한 것입니다.
두 가지 방식의 정보처리 예
이를 TV 채널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예전에는 TV 채널이 몇 개 있었습니까?
3개 정도였습니다. KBS, MBC, SBS(서울, 수도권).
채널이 3개뿐이니 자연스럽게 3개 채널을 모두 본 다음 가장 재미있는 채널을 선택했습니다.
전형적인 체계적 정보처리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TV 채널이 몇 개인가요?
아무도 모릅니다. 도대체 몇 개의 채널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많은 채널이 있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리모콘을 빠르게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막 누르는 것입니다.
보지도 않고 대충 넘어가는 채널이 있고 누르다가 재미있을 것 같으면 그냥 멈춰버립니다.
아직 보지도 못한 채널은 무시한 채 재미있는 채널에서 멈춰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채널이 너무 많아 생긴 현상입니다.
전체 채널을 다 검색한 후 비교 선택하는 시간이 아까워진 것입니다.
이것이 단서중심적 정보처리입니다.
어떻습니까? 정보가 너무 많이 주어지니 오히려 정보처리 능력이 부족해진 것입니다.
결국 미래학자의 예측과는 달리 단서중심적 정보처리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지요?
이와 같은 단서중심적 정보처리의 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검은색 고급 승용차를 타면 왠지 다르게 보입니다. (사실 렌트한 차입니다.)
회의 때 노트북을 꺼내면 왠지 다르게 보입니다. (사실 1분에 100타도 못 칩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하면 왠지 인생의 깊이가 달라 보입니다. (사실 새치 많은 겉늙은 청년입니다.)
영화 효자동 이발사에 보면 흰 가운 입은 사람을 의사라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나옵니다.
“의사 선생님, 여기 다친 사람이 있습니다.”
“난 이발사예요”
“선생님!! 도와주세요.”
“난 이발사라고요!”
제 소개를 할 때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하면 상대방은 눈빛이 달라지며 제게 말을 건넵니다.
상대방 : “오~ 날개만 없지 천사시군요, 정말 귀한 일 하십니다.”
나 : “아이쿠! 아닙니다. 저 별로 하는 것 없습니다.”
상대방 : “앗! 겸손하기까지!! 정말 날개 없는 천사십니다.”
나 : “........”
복지에 대한 지역주민의 정보처리 방법
자! 그렇다면 지역주민은 복지를 어떻게 판단하게 될까요?
대다수의 지역주민은 복지기관 및 복지계에 대하여
체계적 정보처리 보다는 단서중심적 정보처리를 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복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다해도
복지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거나, 열심히 알아볼 만큼의 동기가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복지관은 단서중심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다수의 시민에 맞도록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시민이 커뮤니케이션을 슬림화, 단서중심화 하였으니, 우리 또한 슬림화, 단서중심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은 일부를 보고 일반화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총합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통하고자 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의 오류가 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지관을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 시민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복지관이 제시한 문장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속성을 제시하여 이것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합니다.
즉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슬림화, 단서중심화하여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방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전략1입니다.
복지관의 전체 모습을 설명하려 하기보다,
복지관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압축 단어를 선정하여 이를 인식 속에 던지는 것!
이 브랜드 전략을 통해 기관이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인식을 지역주민에게 심어야 합니다.
단서중심적으로 판단하는 지역주민에게 맞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하여
복지관의 브랜드를 알려 내어 존재이유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다수 시민의 인식에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 브랜드 전략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주요 내용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나눔의집 출판사에서 나온 ‘사회복지 브랜드 전략’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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