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6. 15:42ㆍ푸른복지/복지와 홍보
대부분의 복지기관에서는 누구에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 즉 그 대상을 정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주민', '사람들'.
이와 같이 모호하고 넓게 대상을 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복지기관에서는 이와 같이 모호하고 넓게 대상을 정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그 이유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즉 우리에게 협력하는 사람들을 많이 얻으려면, 가급적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많아야, 그 중에서 우리에게 협력하는 사람도 많아질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야 그 중에서 협력자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개념이 빠져 있습니다.
바로 앞에서 말씀드렸던 '공감'입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는 행동에 이르지 않습니다.
공감하는 단계까지 가야 비로소 행동에 이를 수 있습니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다 해도, 정작 메시지에 공감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목표였던 협력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전달 뿐 아니라 공감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나옵니다.
공감이 목적이 되면 다음과 같이 자문해야 합니다.
과연 모든 사람을 공감시킬 수 있는 메시지란 존재하는 것일까하고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과연 가능할까요?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확대하면 확대할수록, 오히려 공감은 점점 더 획득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든 사람의 공감을 획득하는 메시지는
당위성이 매우 높아서 자칫 진부한 내용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은 메시지이거나,
아니면 너무 어중간한 메시지인지라 어느 누구도 적극 공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자칫 어느 누구의 공감도 획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제한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상이 명확해지고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내용 또한 정밀해질 수 있습니다.
대상이 제한될수록 공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협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유혹을 줄여야 합니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복지기관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자원이 부족할수록 사용할 수 있는 매체의 수와 강도가 제한적 일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더욱 대상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일반 기업의 마케팅커뮤케이션과 같이 대상을 먼저 선정하라는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홍보 대상에 맞추어 자신의 하는 일과 상품을 변경시킬 수 있는 기업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즉 고객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매력이 높은 고객층을 세분화하고, 이들에게 맞추어
커뮤니케이션 뿐 아니라 상품까지도 선택할 수 있는 기업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복지기관입니다. 우리의 일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돕는 일. 핵심 정체성이 이미 정해져있습니다.
협력자가 많다고 하여 우리의 정체성과 하는 일을 바꿀 수 있는 성질의 일이 아닙니다.
만약 더 많은 협력을 얻고자 정체성과 하는 일을 바꿔버린다면 그 순간부터 해당 기관은 복지기관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략을 거꾸로 생각해야 합니다.
보다 많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을 먼저 선택하고 그들에 맞추어 하는 일을 정하면 곤란합니다.
오히려 우리 하는 일을 명확히 하고 난 후 우리 하는 일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그들로부터 공감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공감을 이끌기 위해 우리 자신이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하는 일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체성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래야 사회복지기관 다운 것입니다.
지역 주민의 협력은 많이 이끌어냈으나 정작 하는 일은 복지기관 답지 않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지역 주민의 협력은 많으나 정작 하는 일은 기획사, 이벤트업체, 기념품업체와 같다면 이보다 부끄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정리합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여 커뮤니케이션해서는 공감을 획득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대상을 정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감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공감을 획득하고자 노력하되, 우리는 기본적으로 정체성과 사명이 이미 정해진 복지기관입니다.
따라서 먼저 우리 스스로 우리의 일에 집중하고 전념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감성적으로 풀어내어 우리의 일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방식으로 대상을 정해야 합니다.
본연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에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자칫 본연은 잃고 사람들의 협력에 끌려 다니는 복지기관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이와 같다면 이미 복지기관이 아닙니다.
'푸른복지 > 복지와 홍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감커뮤니케이션] 결국 신념과 진정성이다. (0) | 2010.05.10 |
---|---|
[공감커뮤니케이션]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 꿈을 산다. (0) | 2010.05.07 |
[공감커뮤니케이션] 설득이 아닌 공감 (0) | 2010.05.07 |
[공감 커뮤니케이션] 전달 + 공감 (0) | 2010.05.04 |
소규모 기관의 체인 네트워크 구축 (0) | 2009.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