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현실론으로 엄중한 현실을 외면한다면...

2013. 4. 26. 18:28살며 생각하며

사회복지사업을 

사회서비스란 이름으로 바우처화 하려는 흐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사회복지사업을 시장 기제로 해결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물론 정부가 분명 사회복지사업의 공공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로지 정부의 탓이기만 할까 싶습니다.

행여 정부가 오판하도록 사회복지현장이 잘못된 행태를 유지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복지사업의 바우처화에 대한 우려의 글을 읽고 생각한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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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기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시장 기제로는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시장 기제로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 

당연히 공공 기제를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또 시장주의자라 해도 인정하고 용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예가 바로 '정부'입니다. 

정부도 이런 경우 중 하나입니다. 


시장이 못하니, 정부가 있는 셈인데, 

자신은 그런 이유로 존재하면서, 

사회복지사업을 모두 시장화로 대체할 수 있다 판단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겠지요.


당연히 정부에 일차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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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책임은 별개로 하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사회복지현장은 과연 공공성에 얼마나 천착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봅니다. 


사회복지실천이란 서비스나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그런데 현장이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것을 주류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우니,

정부에서는 당연히 시장 기제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보였겠지요. 


만약 사회복지현장이

사회적 자본, 공동체성 향상, 도움과 나눔의 활성화 등에 천착하여 

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주류로 만들었어도 지금과 같을지 생각해 봅니다. 


아마 정부의 판단도 도저히 시장 기제로는 할 수 없다 여길 것이고,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을 수 있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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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사회복지실천) 기본 개념인 

환경 속의 인간, 사회통합, 공동체성 향상, 관계, 상호작용, 생태체계 등을 무시한 채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으로 합리화하며

서비스나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당장의 현실에 얽매이다 보니, 

정작 자신의 영역이 시장으로 넘어가 공공성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바로 그 엄중한 현실은 외면한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여전히 서비스, 프로그램이 주류이자 중심인 듯 합니다. 

자성의 목소리는 현실론에 금세 묻혀 버립니다. 

여전히 더 엄중한 현실에 집중할 용기가 없습니다.


마땅히 정부의 책임이 더 크고 엄중함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복지현장은 떳떳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도대체 우리 사회복지현장이 자기 활동을 어떤 모습으로 보여주었길래 

정부가 저런 판단을 쉽게 구상하는 것인지....... 


선배로서 후배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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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중에서는 '지역사회 관계 개선 캠페인' 등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삼성소리샘복지관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이나 '인사'와 '감사'의 주제로 지역사회 캠페인을 하신다고 합니다. 


또 충현복지관에서는 아이와 놀이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소개하는 동영상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고 계십니다. 

http://www.facebook.com/www.chw.or.kr


시소와그네 인천연수센터에서는 마을 주민, 단체와 함께 단지 내 놀이터를 개선하는 활동을 하십니다. 



이런 활동이 많아질수록, 복지기관의 전면에 드러날수록 

오히려 시장화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논리가 강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망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