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 11:24ㆍ모음집/복지포지셔닝
제 1부 복지 전쟁-누구와 싸울 것인가?
내가 처한 상황을 파악하라
저편의 사정을 알고 이편의 사정을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저편의 사정을 알지 못하고, 이편의 사정만을 알고 있으면
한 번은 승리하고 한 번은 패배한다.
저편의 사정과 이편의 사정을 함께 알지 못하고 있으면
전쟁을 할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게 된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지피지기 백전부태)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
손자는 이편과 저편의 사정을 알고 있어야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자! 먼저 복지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복지가 경쟁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합니다.
복지기관끼리 경쟁하는 따위의 안전한 경쟁이 아닙니다.
복지계 내부의 경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마치 전쟁과 같은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판단합니다.
왜 치열한 경쟁 상황일까요?
경쟁상대를 규정하는 방법은 크게 ‘공급자 중심 관점’(이하 공급자 관점)과 ‘소비자 중심 관점’(이하 소비자 관점)이 있습니다.
공급자 관점이란 자신이 속한 폴더를 중심으로 경쟁상대를 찾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웅진룰루비데는 비데 폴더에 속한 상품입니다.
그렇다면 웅진룰루비데의 경쟁상대는 같은 비데 폴더 내 타 회사 즉 도비도스, 청호나이스비데, 노비타 등입니다.
그러면 공급자 관점으로 복지기관의 경쟁상대를 살펴볼까요?
공급자 관점으로 복지기관의 경쟁상대를 살펴보면 해당 지역 내 타 복지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강서구 내 발산1동 복지관이 공급자 관점으로 경쟁상대를 선정한다면 발산2동복지관, 발산3동복지관이 경쟁상대가 됩니다.
이번에는 소비자 관점에 대하여 알아볼까요?
소비자 관점이란 소비자가 대체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을 경쟁상대로 보는 관점입니다.
계속해서 웅진룰루비데로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웅진룰루비데 대신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앞서 공급자 관점으로 선정한 도비도스, 청호나이스비데, 노비타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관점을 넓히면 다양한 대체재가 떠오릅니다.
비데 외에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두루마리 휴지, 신문지, 갱지, 손으로 닦고 물로 씻기 등.......
소비자 입장으로 살펴보니 어떻습니까?
웅진룰루비데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다양함을 알 수 있습니다.
비데 폴더 뿐 아니라, 비데 폴더를 벗어난 것에서도 대체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쟁상대를 찾는 두 가지 관점 중 어떤 관점으로 경쟁상대를 찾는 것이 전쟁의 현황을 올바르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당연히 소비자 관점입니다. 그래야 경쟁 상황을 보다 실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공급자 중심의 관점만 사용한다면 자칫 조용히 엄습하는 폴더 외부의 경쟁상대를 놓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웅진룰루비데는 소비자 관점으로 경쟁상대를 선정했습니다.
그 결과 웅진룰루비데는 다른 비데와 싸우지 않고 오히려 비데 폴더 외부의 경쟁상대와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 경쟁상대가 누구입니까? 바로 휴지입니다. 그러니 외치지 않습니까? “닦지 말고 씻자!”
다른 예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보안업체 에스원의 경쟁상대를 살펴볼까요?
시골 초가집에서 보안업체 에스원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무엇일까요?
공급자 관점이라면 당연히 캡스 등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소비자 관점으로 보면 다른 경쟁상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제 생각에는 시골집에서 에스원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침 흘리는 큰 개’일 것입니다.
큰 개가 허연 침을 뚝! 뚝! 흘리며 으르렁 거리고 있으면 굳이 에스원을 두어야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결국 에스원이 시골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과 경쟁해야 할까요? 바로 개입니다.
시골에서 에스원은 ‘캡스’보다 먼저 ‘개’와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것이 시골집에서 에스원이 자신의 역할을 확보할 수 있는 적합한 전략입니다.
소비자에게 코카콜라의 경쟁상대는 누구?
소비자 관점으로 시장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에 따라 시장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느냐가 결정 나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코카콜라의 경우로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코카콜라를 마시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원래 마시고 싶은 것은 코카콜라입니다.
그런데 마침 코카콜라가 떨어졌다면 여러분은 코카콜라 대신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우리는 흔히 코카콜라의 대체재로 펩시콜라, 815콜라만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것들 중 하나를 구입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실제 행동을 관찰해 본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뒤집습니다.
코카콜라를 대신할 다른 콜라를 고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칠성사이다, 데미소다 같은 탄산음료를 고르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비락식혜, 가야당근농장, 카페라떼 등을 고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부라보콘, 디스(담배), 일간신문을 코카콜라 대신 고르기도 합니다.
즉 이성은 폴더에 한정되어 있으나, 실제 행동은 폴더를 넘나들고 있는 것입니다.
식혜의 경우로 설명해 볼까요?
여러분은 비락식혜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는데 비락식혜가 없다면 무엇을 구입하시겠습니까?
모두 큰집식혜를 드시나요? 아닐 겁니다.
여러분의 과거의 행동을 되돌아보면 오히려 식혜를 제외한 다른 종류를 더 많이 선택하신 경험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이렇게 예상과는 전혀 다른 행동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흔히 시장상황을 파악할 때 폴더 속에서 대체재를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코카콜라’ 대신 ‘펩시콜라’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는 폴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콜라류를 사러 갔다고 해서 반드시 콜라류만 구매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느 경우에는 콜라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는 것을 마케팅에서는 대체가능성substitutability이라 부릅니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이 왼쪽 그림입니다.
우리는 흔히 같은 폴더(상품 형태 수준의 경쟁)에서 경쟁상대를 선정하곤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는 폴더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비자는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폴더를 넘나들면서 대체재를 선택합니다.
소비자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폴더가 아니라 ‘편익’입니다.
폴더를 무시해서라도 편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소비자의 특성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폴더란 소비자에게 큰 장애물이 아닙니다.
소비자는 폴더를 넘나들면서 물건을 구매하는데,
만약 마케팅 담당자가 폴더(상품 형태 수준의 경쟁)만 바라보고 시장상황을 파악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시장상황을 제한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국지적으로 경쟁상황을 파악하게 될 것이니 결국 경쟁상대를 명확히 규정짓지 못할 것입니다.
경쟁상대를 제대로 규정짓지 못하니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나오기 어려울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게다가 폴더 외부에서 강력한 경쟁상대가 등장하면 문제는 더욱 커집니다.
단지 폴더 외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서운 경쟁상대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셈이니, 위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략가가 공급자 관점에 매몰되어 폴더 외부의 적을 보지 못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진공청소기끼리 싸우고 있는 동안에 스팀청소기가 등장했습니다.
냉장고끼리 싸우고 있는 동안에 김치냉장고가 등장했습니다.
마케팅에서는 공급자 관점으로 경쟁상대를 파악하는 것을 ‘마케팅 근시’Marketing myopia라 합니다.
근시안적 시각을 가지고 경쟁상대를 파악하고 있음을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는 어떻습니까?
사회복지가 처한 경쟁 상황은 얼마나 심각합니까?
사회복지의 가장 무서운 경쟁상대는 무엇입니까?
혹 같은 사회복지기관들로만 경쟁상대를 한정짓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당신도 마케팅 근시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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