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기관을 판단하는 정부의 성과주의

2016. 3. 16. 23:37푸른복지/복지생각

선생님 말씀대로, 제도적 차원에서 평가 등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동양육시설의 평가 내용은 법률적 근거에 의해서 실행하는 것이니까요.
이를 부정하면 아예 아동양육시설 자체를 운영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제도적 차원에서 법률적 근거도 있고 예산을 투입할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하여
단순한 성과주의가 아니라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 자체가 단순한 성과주의를 근간에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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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금과 같은 정부의 성과주의 정책은 우리 뿐 아니라 과학계 등 다른 분야에서도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http://www.nocutnews.co.kr/news/4562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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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성과주의 자체가 문제일까.. 


제 생각에는 


일단, 성과주의 자체가 과연 나쁜가. 

저는 완전히 나쁘고 버릴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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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성과주의 자체가 나쁘지는 않으나, 

왜 지금은 평가, 운영기준 등을 성과주의라며 비판할까.. 


첫째 문제는 '단기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경우 단기 성과주의는 대증요법으로 흐르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단기간에 성과를 증명해야 하니 근본책보다는 임시변통이 커지겠지요.
그 과정에서 오히려 문제는 더 악화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기 성과주의를 흔히 보여주기식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둘째 문제는 정부의 성과주의는 '진짜 성과주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 정부의 성과주의 특히 복지계에 요구하는 성과라는 것이
사실 성과 즉 결과를 측정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행위를 얼마나 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사자의 자립(결과)을 추구한다면서, 

결과적으로 기관이 서비스를 몇 번 제공했느냐(행위)를 위주로 측정하니까요.


복지기관이 몇 번의 행위를 하면 무조건 결과가 나온다는 가정하에 

행위를 마치 결과 즉 성과로 둔갑시키고 있으니... 


이런 점에서 현장 선생님들이 성과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실상은 가짜 성과주의 즉 행위주의를 비판하는 것이 생각합니다. 


기관에서 행위는 많으나 정작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도움이 안되는 결과를 알고 있으니
더욱 울분을 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서 

'사회성과연계채권' 같은 방식도 궁리하는 것을 보면 

행위주의에서 성과주의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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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정부와 행위자, 당사자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기간 동안, 

서로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결과 자체에 초점을 두는 방식이라면
지금처럼 평가 및 운영기준 등을 성과주의라 욕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개념 규정을 하려면 거버넌스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실상은 하달식이니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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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 자체를 매도하고 반대한다고 하여 

아예 극단적으로 사회사업이 마치 인문학이나 인류학처럼 가버리는 것도 

경계하자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

아마, 복지사 또한 실제로 성과를 내기 위해 일하는 실천가이므로, 

댓글 주신 많은 분들 또한 성과주의 자체가 나쁘지 않다는데는 동의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울분(^^)이 있고, 댓글로 짧게 써야 하니, 

퉁쳐서 성과주의라고 표현한 분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6년 3월 16일 페이스북에서 댓글로 대화한 내용